지금의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아내가 살던 고양시와 가까운 연신내역에서 자취를 했었어요. 약 2년 정도 살면서 연신내에 있는 맛집이란 맛집은 죄다 다녔었죠. 연서시장 포차는 다슬기해장국집과 더불어 자주 가던 곳이었어요.
이번에 상암동에서 하루 머무를 일이 있어서 전부터 가고 싶었던 연서시장 단골집 '수진네'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연서시장 위치 및 찾아가는 법
주소 : 서울 은평구 통일로 850 연서시장
연신내에 와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차가 마땅치가 않아 연서시장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아요.
연신내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저희가 자주가던 포차는 시장 안쪽 중앙부에 있어요.
시장 연결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오면 여러 포차가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어요.
저희 단골집인 '수진네' 포차가 있는 곳은 중앙에 있다고 보시면 돼요. 가기 전에 없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갔지만, 아직도 계셔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결혼 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하고 거의 4년 만에 방문했는데 저희를 알아봐 주셔서 감동받았어요. 그냥 아는 척만 하는 게 아니실까 했는데, 아내가 고양시에 사는 것과 저희가 결혼해서 멀리 갔다는 것까지 기억을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어요.
메뉴
전보다 조명이나, 환경이 나아진 모습이었어요. 아무래도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광장시장이라던지 포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환경개선을 추진했던 거 같아요. 사장님도 전과는 다르게 젊은 분들이 유튜브를 보고 많이 찾아온다고 하시더라고요.
포장마차처럼 안주들이 진열되어 있고 즉석에서 원하는대로 음식을 만들어주세요. 의자나 자리가 다소 비좁을 순 있지만, 이것이 시장과 포차의 맛이죠.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했어요. 언제나 갈 때마다 시키던 머리고기와 닭똥집 볶음을 시켰어요.
안주를 주문하니 우선 알배추와 된장을 내어 주셨어요. 그리고 언제나 맛있게 먹었던 머리고기가 나왔어요. 무심하게 썰은 마늘과 고추를 올려서 주셨어요. 다른데서도 머리고기를 먹어봤지만 여기 머리고기가 정말 맛나요. 이런류의 고기를 싫어하는 아내도 이 집 머리고기는 정말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동국물도 기본으로 주세요. 다 먹고 리필을 요청드렸는데 즉석에서 다시 끓여서 주시더라고요. 제가 깻잎킬러인 걸 기억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말씀도 안드렸는데 깻잎을 주셨어요.
닭똥집은 하얗고 맵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적당히 매콤하게 냄새도 하나 없이 만들어 주셨어요. 기름장에 찍은 닭똥집 맛이란.. 왜 집에서 만들면 이런 맛이 안 나는 건지....
다음날 일정이 있어서 그만 먹으려고 했지만, 오랜만에 방문한지라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요. 처음 메뉴 고를 때 쭈꾸미가 좋다고 하셔서, 주꾸미 볶음을 추가로 시켰어요. 이번엔 맵고 빨갛게 요청드렸더니 고추장 베이스에 맛있는 주꾸미 볶음 요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주꾸미 크기가 커서 숙회로도 요리가 가능하다고 하셨어요. 결국 소주 3병으로 마무리를 했어요.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사장님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음식 역시 여전히 맛있고 포차의 분위기는 술을 부르는 분위기였어요. 원하는대로 요리도 해주셔서 취향 껏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 SNS를 보면 광장시장이나 노포 음식점들이 핫한데 연신내 연서시장 포장마차도 광장시장 못지않는 그런 곳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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