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홍콩 여행을 준비하면서 식도락 계획 중
가장 큰 비중을 두었던 메뉴는
바로 베이징덕이었어요.
약 8년 전 신혼여행을 왔을 때 처음으로
정통 페킹덕을 맛보았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강렬하고 별미로 남아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꼭 제대로 된 곳에서
먹어보고 싶어 여러 식당을
수소문해 보았어요.
하지만 유명하다는 곳들은 베이징덕 한 마리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비싸서
선뜻 결정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예전 신혼여행 때 방문했던 식당도
다시 찾아봤지만, 최근 방문객들의
후기를 보니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아 고민이 깊어졌어요.
그러던 중 나혼자산다에서 구성환 님이
방문해 정말 맛있게 드셨던
아주르80(AZURE80)을 알게 되었고,
이곳이라면 실패 없겠다는 확신이 들어
방문을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아주르80은 홍콩 침사추이의 랜드마크인
하버시티 오션 터미널 내부에
자리 잡고 있어요.
정확한 주소는 Tsim Sha Tsui, Canton Rd, 3-27
號201號 Harbour City, Ocean Terminal인데,
쇼핑몰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미리 위치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아요.
영업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있어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에도 충분해요.

예전에는 구글 지도에서 바로 예약이
가능해서 편리했지만, 지금은 아주르80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고 있어요.
홈페이지 접속 후 별도의 회원가입 과정 없이
로그인 화면 하단에 있는 GUEST 버튼을
누르면 예약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어
생각보다 간단해요.
만약 홈페이지 이용이 서툴다면 이메일
(azure80@tastegourmet.com.hk)로
직접 문의하여 예약하는 방법도 있어요.
예약 시 특별 요청사항란에 야외 테라스나
창가 쪽 자리를 선호한다고 영문으로
적어두면 홍콩의 근사한 뷰를 감상하며
식사할 확률이 높아지니 꼭 활용해 보세요.
아주르80 찾아가는 길





저희는 홍콩의 밤을 수놓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공연을 관람한 뒤
가우룽 공중 부두에서 천천히
걸어서 이동했어요.
부두 쪽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동선이 아주 좋더라고요.
여기서 중요한 팁이 하나 있는데,
아주르80은 오션 터미널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반드시 건물 2층으로
올라가서 이동해야 해요.
저희는 처음에 1층으로 갔다가 길을 잃어
조금 헤맸던 기억이 있거든요.
2층에서 끝까지 걸어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이동하면 입구를 찾을 수 있고,
입구에서 예약자 성함을 말씀하시면
친절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아주르80에서 즐긴 풍성한 메뉴와 좌석

저희는 화요일 저녁 8시 30분으로 예약하고
방문했는데요.
안내받은 자리는 아쉽게도 창가 바로 옆은
아니었지만, 홍콩의 화려한 도심 야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아주 멋진 곳이었어요.
사실 야외 좌석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저희가 방문한 날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습도가 굉장히 높아서 쾌적한
실내 좌석에서 식사하기로 했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 방문하신다면
야외 테라스석에서 홍콩의 밤바람을 느끼며
식사하는 것도 큰 낭만이 될 것 같아요.






메뉴판을 보며 고민 끝에 이곳의 시그니처인
베이징덕(Peking Duck) 하프 사이즈와
마라 딤섬(Chengdu wonton in hot sauce),
해삼이 들어간 마파두부
(Sea Cucumber Mapo Tofu),
그리고 시그니처 간장 볶음밥
(Signature Fried Rice with Soy Sauce)을
주문했어요.
여기에 습한 날씨로 인한 갈증을 단번에
날려줄 삿포로 생맥주 500ml 두 잔도 함께
곁들였는데, 정말 완벽한 선택이었답니다.
정통 베이징덕과 다채로운 요리 시식 후기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갈증을 해소해
줄 시원한 생맥주가 먼저 나왔고,




곧이어 음식들이 차례대로 서빙되었어요.
생각보다 음식 나오는 속도가 제법 빨라서
흐름이 끊기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답니다.
가장 먼저 맛본 마라 딤섬은 붉은 소스 색감
때문에 무척 매울까 봐 긴장했었는데,
실제로는 기분 좋은 매콤함 정도였어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마라의 향이
느껴지면서도 홍콩 현지만의 독특한 풍미가
가미되어 이질감 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리고 만약 마파두부를 주문하실 계획이라면
간장 볶음밥은 무조건 세트로
주문하셔야 해요.
짭조름하고 고소한 볶음밥 위에
부드러운 마파두부와 쫄깃한 해삼을 얹어
먹으면 그 조화가 정말 일품이거든요.
소스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게
되는 매력적인 맛이에요.




드디어 이번 방문의 주인공인 페킹덕이
테이블 위에 올랐어요.
친절하게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적힌
안내장이 함께 제공되는데,
사실 방법이 복잡하지는 않아요.
얇게 구워진 밀 전병 위에 윤기가 흐르는
오리고기를 올리고, 취향에 맞는 소스와
채소들을 곁들여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답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오리 껍질의 바삭함과
살코기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완벽하게 어우러졌어요.
신혼여행 때 이런 종류의 음식을 즐기지
않았던 아내조차 이번에는 “정말 맛있다”며
연신 감탄하며 먹는 모습에
제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홍콩의 낭만을 가슴에 담으며

두 명이서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은 편이었지만, 언제 다시 홍콩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욕심을 부려
다양한 메뉴를 즐겨보았어요.
식사를 마친 후 계산은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진행되었는데, 총 1,219 홍콩달러가
청구되었어요.
원화로 환산하면 약 22만 5천 원 정도인데,
수준 높은 음식과 환상적인 하버 뷰를
동시에 누린 대가로는 충분히 가치 있는
금액이었다고 생각해요.

식사를 마치고 그냥 떠나기 아쉬워
야외 테라스로 나가보았어요.
비가 그친 뒤의 홍콩 야경은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그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여행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했답니다.
8년 전의 풋풋했던 기억과 지금의 행복이
겹쳐지면서 이번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어요.
입안 가득 퍼졌던 고소한 베이징덕의
풍미처럼, 홍콩의 밤도 제 기억 속에 아주
오랫동안 고소하고 달콤하게 남을 것 같아요.


